our note

the days of record

소소문구의 일상, 작업과정 그리고
전하고 싶은 말을 적어내려갑니다.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로, 반가운 인사로,
응원이 담긴 한 문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 사물의 힘 2016-02-16




      2016년 소소문구에게 큰 설렘이자 숙제인 리빙페어를 준비하고 있다.

      설 연휴의 시작이었던 토요일 아침, 리리키친 이선미님과 함께 페어에 필요한 가구를 보기 위해 풍물시장, 동묘앞, 황학동으로 나섰다.
      한때는 누군가와 시간을 함께했던 낡은 물건들로 가득한 풍물시장의 풍경을 보고 향을 맡으니 어릴 적 추억들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오후 세시, 습관적으로 라디오를 틀어 둔 채 주무시던 할아버지와 그 옆에 누워 시시콜콜한 사연들을 듣던 초등학생의 나.
      할머니의 아가씨 시절을 책임졌던 빨간 가디건.
      읽히는 걸 본 적은 없지만, 수년 동안 같은 자리에 먼지가 쌓인 채 긴 세월을 우리와 함께했던 아빠의 서적들.
      아무것도 몰라서, 모르는 것이 없는 줄만 알았던 중학교 시절의 일기장...

      이렇게 하나씩 꺼내어 생각해보니 사물이 기억을 보관하는 힘은 엄청난 것 같다.
      그런 사물들에 스민 사소한 이야기와 경험이 쌓이며 내가 조금씩 완성되어 가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문득, 우리가 만들고 사용하는 공책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먼 훗날 소소문구의 공책들도 누군가의 기억들을 품은 보물이 되고, 우리가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다려진다. B


    • 올 한해 자랑할 만큼 뭔가 배우고 익히진 못했지만, 그래도 알게 된 것 몇 가지가 있다.


      일과 나를 분리하는 법
      나 자신을 노동+일에만 귀속시키려 했던 지난 3년을 되돌아보니 여간 불쌍한게 아니었다. 나를 (완전히는 아니지만) 조금 놓아주기로 했다.
      작년 2014년 나는 일을 하기 위해 휴식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올해 열두 달 동안, 자신을 위해 쉬는 연습을 했고, 나름 잘 해냈다.
      하지만 여전히 일하는 법도 제대로 모르고, 쉬는 법도 능숙하지 않다. 1년 정도 더 연습을 하면, 조금이라도 나아지겠지 싶다.


      다른 생각을 마주하는 법
      올해 받은 명함만 해도 머그컵 한 잔을 가득 채운다. 그 명함의 주인들이 사용하는 종이와 색깔, 그 안에 담겨있는 정보가 다른 것처럼
      세상을 읽는 눈, 가장 최고로 생각하는 가치, 당장 한 시간 뒤를 바라보는 마음 또한 다르다. 그들에게는 나도 너무나 다르다.
      그 다름을 마주할 때면, 우선 고개를 두 세번 끄덕이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약 5초 침묵한 후에 입을 연다. 그럼 조금 덜 심란하다.


      참된 즐거움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보람을 느끼며 또 미소 짓는지 알게 되었다.
      예쁜 걸 길에서 주웠을 때 (=공짜), 당겼던 점심 메뉴가 기대만큼 맛있고 소화가 잘 될 때,
      지하철에 앉았는데 건너편에 무척 귀여운 꼬마가 앉아있을 때, 아침에 따라놓은 물을 무심결에 마셨는데, 온도가 딱일 때, 펜이 한 번에 잘 나올 때 등.
      보면 꽤나 의외의 순간에서 찾아낼 수 있다. 그것들을 알아채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더 자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의 감사함.




      2015년 12월 30일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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