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note

the days of record

소소문구의 일상, 작업과정 그리고
전하고 싶은 말을 적어내려갑니다.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로, 반가운 인사로,
응원이 담긴 한 문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 향초 만들기 2015-09-08


      다가오는 가을을 맞이해 작업실 분위기를 훈훈하게 하고 싶었다.
      매일 매일이 조금씩 다르긴 해도 계절이 변할때 마다,
      일하는 환경에 변화를 주는 것은 작업실 생활의 활력 중 하나다.
      워낙에 손재주가 없어서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일에 자신이 없었는데,
      올해 가을은 마음도 다잡을겸, 평소 관심이 있던 향초 만들기를 하게 되었다.
      원래는 ‘오빠향’이라고 해서 쿨이너프 스튜디오의 ‘시더우드’향을 둘다 좋아해서
      오빠향을 태우고 남은 공병이 다섯개 정도 있었다.
      갈곳을 잃은 공병들이 쌓이는 걸 보다 못해 만들기로 크게 결심한 것.

      생활을 채우는 모든 것들이 있는 방산 시장에 갔다.
      온라인 구매가 워낙 활성화 되어있는 시대라, 예전만큼의 북적거림은 없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곤 하는 시장엔,
      갈때마다 느껴지는 생동감, 생기가 있다. 그 기운때문에 항상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가끔 어른들에게 가격을 물을 때도 그 만큼 떨리곤 한다.

      왁스, 전용 주전자, 온도계, 심지. 우리는 중간 가격의 심지를 샀는데 다음에는 꼭 가장 고가의 나무 심지를 사려고 한다.
      중간 가격의 심지는 역시 보기에는 괜찮아도 잔향감이 별로다. (여기저기 본게 많아) 드라이 플라워로 초를 장식했는데,
      사진을 찍을땐 우리의 여성성에 놀라 자빠졌지만, 본격 초를 태울 땐 드라이 플라워만큼 위험한 것도 없었다.
      드라이 플라워에 불이 붙지 않게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Y


    • 작은 의무감 2015-09-08

       


      밤은 어두웠고, 나무들이 살며시 소곤거리고 있었다. 하늘에서는 고요한 냉기가 내려오고 있었고 텃밭에서는 회향풀 향기가 났다.
      나는 오솔길을 모두 걸어 돌아다녔다. 내 가벼운 발소리가 나를 놀라게 하는 한편, 힘을 북돋워 주기도 했다.

      이반 투르게네프 <첫사랑>




       





      작업실 생활을 한 것도 올해로 벌써 5년째다.

      해가 드는 작업실로 이사를 하며 식물을 키우기 좋아하는 친구를 통해 화분 가꾸는 취미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사실 부모님이 화분 가꾸기를 아주 오래전부터 해오셨는데, 나는 계속 무관심했다.

      고추, 토마토 또 상추들이 자라는 흙이 썩 깨끗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그 나무들을 5분이상 쳐다본적이 없다.)

      서교 프라자에 이사를 오며 선물로 받은 화분들을 하나 둘 키우며 의무감에 시달렸었다.

      물을 줘야하는 의무감, 해를 쬐어 줘야하는 의무감. 그 의무감과 시달림이 결국 내 습관이 되었고, 그 일에 익숙해져갔다.



      동교동 작업실에 오며 본격적으로 화분을 많이 가꾸기 시작했는데,

      두께가 두꺼워지고, 길이가 길어지는 잎들을 보며 자연의 위대함과 생명의 신비감으로 감탄하는 것이 즐거웠다.

      먹는 것 외에 감탄하는 것이 별로 없었던 나였기 때문에 그 신선했던 감탄은 일상의 쏠쏠한 재미였다.

      이름이 있는 화분들도 있고, 이름을 모르는 화분들도 있다. 여기서 죽은 화분은 한 7-8개 정도 된다.

      주로 종로 5가와 양재동에서 사온 화분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로 부터 선물 받은 화분들이다.

      내가 쳐다 보고 있을땐 미동도 없지만, 밤새 야무지게 자라 밝은 새 잎을 내놓은 모습을 보면, 조금 과장을 보태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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