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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작프로젝트 2016 / 박진희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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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5-08-15 14: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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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애착을 느끼는 책을 소개해 주세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 이라는 책이예요. 소설을 쓰지는 않지만 작가가 갖춰야할 자질이나 소양을 이 책에서 많이 본받고 있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근면 성실한 작가로도 유명하잖아요. 저도 그렇게 매일 매일 꾸준히 작업을 해가고 싶어요. 소설보다는 짧은 에세이나 수필을 찾아보곤 하는데, 문체나 글쓴이의 생각이 생활적으로도 묻어나 있는 부분들을 좋아해요. 그런 점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을 좋아하는데 특히 이 책에서 그가 작업할때의 모습이나 생활습관들이 많이 묘사되어 있어 유독 재밌는것 같아요.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몇번이고 가장 가까운 곳에 두며 펼쳐보고 있어요.


작업할 때 즐겨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일단 시끄럽지 않아야 하고 가사가 매력적이어야 해요. 상황이 잘 보이는 가사가 그렇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우효의 '청춘'과 치즈(Cheeze) 1집을 무한으로 듣고 있습니다. 언니네 이발관과 짙은도 좋아해요.


박진희 작가님은 어떤 학창시절을 보내셨나요?

방과후와 쉬는 시간에 늘 그림을 그린 것 말고는 너무나도 평범하게 보냈던 것 같아요. H2처럼 로맨스가 피어나는 청춘은 없었죠. 방과 후엔 늘 미술학원에 가서 석고를 그리거나 학교에서는 만화책을 몰래 보기도하고... 그래도 정말 재밌었던 건, 집에 와서 하루에 한 장씩 일러스트를 꼭 그렸다는 거예요. 그때는 그렇게 완성하는게 너무 뿌듯하고 재밌어서 학교에 있는 동안 오늘은 무엇을 그릴까하고 미리 스케치도 잡았어요. 지금 하는 일도 그때와 비슷한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네요.


작가님이 작업을 하도록 하는 힘을 주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다른 이의 작품입니다. 혹은 공간을 보기도 해요. '아, 저 공간에서 쉬고 있다면 예쁘겠지?' 하며 공간과 인물을 합성한 장면을 머리 속에 떠올리다가 이미지로 선명하지면 작업으로 옮기게 돼요.


작업이 잘 안풀릴 때 작가님만의 해경 방법은 무엇인가요?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찾아봐요. 그러면 다시 내가 하려고 했던 작업의 의도가 선명해지고 의욕을 되찾게 되는것 같아요.


빛과 그림자의 색상, 그리고 주인공들의 섬세한 몸짓을 아름담게 표현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림에선 그 동안 보고 느낀 것들을 극대화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빛과 그림자가 깔끔하게 표현 된 공간을 좋아하는데 시간대의 설정이 이미지에서 읽히기 위해 가상의 이야기를 지어보기도 해요. '얘는 지금 이런 상황이야.' 하고요. 짧은 단막극을 그리는 셈이네요.


평소에 그것들에 대한 관찰과 기록은 어떻게 하시나요?

사진으로 찍어두거나 연습장에 간단한 콘티를 그려봅니다. 시간이 지나 연습장 첫장부터 보게 될 때는 흥미진진해요. 그러다가 '어...!' 하는 이미지들이 있어요. 그 이미지들에 컬러 테스트를 하고 들어갈 자료를 찾고, 그런 뒤 실제 작업으로 옮겨요. 아이디어 스케치하는 시간이 제일 재밌는것 같아요. 나중에 그릴 건 생각 않고 막 그리거든요.


작가님이 생각하기에 그림 속 주인공들은 어떤 성격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것 같으세요?

'저 사람을 닮고 싶다. 저 사람과 이야기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가진 호기심 많은 모습들을 그리는 것 같아요. 하지만 쑥스러워서 말 걸지 못하고 바라만 보는 거죠. 순수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이십대 초반의 모습들을 투영하여 그리는 것 같네요. 저 역시 그 시절에는 사람을 이상화하고 닮고 싶어 했거든요. 사람에 조바심 내고 사람을 그리워 했었네요. 주인공들의 표정은 모두 입을 다물고 있지만 톡 건들이면 말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인상을 주고자 했어요. 그렇게 느껴지시나요?


유년시절의 모습을 그림에 담아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는 유치원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제주도에서 살았었어요. 가장 순수했던 시절을 제주라는 청정한 자연 속에서 지내다보니, 그때 느꼈던 여유와 감성이 아직까지도 여운을 주는 것 같아요. 방과 후엔 항상 뛰어다니고 바다에서 수영하고, 좁디 좁은 산 길을 걸을 땐 뱀이 나올까봐 서둘러 뛰어가기도 했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지금은 늘 북적이는 홍대 한가운데서 지내지만, 가끔 그 시절이 그리워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 기회가 온다면, 그 시절을 담은 단편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작업하고 싶은데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연남동에 작업실이 있으신데, 연남동 생활은 어떠세요?

너무 너무 좋습니다! 연남동은 평지라서 자전거로 다녀도 좋고 걷기에도 좋아요. 그리고 골목마다 마주하는 작은 공방이나 가게들도 멋지고요. 공원과 가로수길에서는 주말마다 플리마켓도 열려요. 카페가 많아서, 오늘은 어느 카페에서 커피를 마셔볼까, 하는 행복한 고민도 한답니다. 사실 작업실이 생겨서 더 좋은 것 같아요. 내년엔 집도 작업실 근처로 옮겨 더 깊이 연남동 생활을 만끽하고 싶어요. 연남동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