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은 어렵지만, 종이는 쉽습니다.

언젠가 내 책을 꼭 출판해보고 싶어.’ 내 독립출판물을 위한 6공 더미북, 알책으로 그 꿈을 이루어 보세요. 노트, 메모장에 안에 흩어져 있는 내 글이 ‘책’이 될 수 있도록 하나부터 열까지 알책으로 도와드릴게요. 6공 제본이라 페이지 순서를 이렇게 저렇게 옮길 수 있습니다. 책이 되려면 어떤 파일로 저장해야하는 지, 본격 인쇄/제본 팁도 알려 드립니다.

알책과 함께 ① 생각소스
알을 깨고 나만의 책을 만든-쓰는 사람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첫번째 쓰는 사람은 김소희 님입니다. 소희님이 2019년에 독립출판한 생각소스는 생각하고 싶을 때 읽는 책이에요. 읽고 생각나는 것들을 질문 아래에 간단히 적을 수도 있죠. 소희님께 며칠전 알책을 보여드렸습니다. 독립출판물 #생각소스 출간 과정 당시의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 해주셨는데요.




'쓸데없는 생각을 즐기는 사람이길 바라며'

인스타그램에 스토리로 질문을 받는 기능이 있잖아요. 연예인, 인플루언서들이 주로 하던 ‘QnA’를 어느새 사람들이 일상에서도 자주 사용하기 시작하더라고요. 하는 일이 무엇이든, 팔로워 수가 많든 적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하는 거 같았어요. 그 기능을 보고, 사람들이 다들 자기 생각을 보여주거나, 이야기를 나눌 계기를 찾는다고 생각 했어요. 그래서 생각하는 거에 대해서 답을 쓰고 그걸 찍어서 올릴 수 있는 책을 만들자 마음먹었죠. 질문을 던지는 책 이라는 아이디어가 생기니, 자연스럽게 그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제가 그 동안 적어두었던 짧은 기록들을 모을 수 있게 되었어요.




'저도 아직 답을 못 내린 질문들이 많아요.'

한 페이지에 하나의 질문을 넣었습니다. 페이지를 배열하는 순서를 잡는 건, 가장 마지막에 진행했어요. 순서를 정하면서 무겁고 고민이 들어가는 질문과 가볍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을 섞었어요. 웃음이 나는 질문은 앞쪽에 배치해서 흥미를 유발했구요. 내지도 일부러 두꺼운 종이를 골랐어요. 저는 읽는 분들이 답변도 적어야 하는 책을 만들었으니까요. 최대한 안 비치고, 빳빳해서 필기감이 좋은 종이를 사용해습니다. 질문에 답변 쓰기 편하도록요. 전체 117가지 질문을 한 권으로 묶었는데요, 저도 아직 답을 못 내린 질문들이 많아요.




'책은, 넘기면서 읽는 거 잖아요.'

알책은 6공 바인더로 종이를 왔다갔다 자유롭게 순서 바꿀 수 있어서 좋아요. 생각소스를 만들 때, 디지털로 원고 작업을 했어요. 그런데 책은 순서라는 게 있잖아요? 디지털로 써둔 글을 책으로 내려니, 글들이 순서 없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어서, 책의 순서 잡는 게 너무 어렵더라구요. 디지털이랑 종이는 좀 다르다고 또 느낀 게, 오탈자 검사였어요. 모니터로 충분히 확인한다고 했는데, 그걸 또 종이로 보면 새로운 오타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차라리 내가 디지털에 쓴 것을 뽑고, 책 사이즈로 자르고 붙여서 넘겨보는 방식으로 검토하는 게, 훨씬 책 순서를 잘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직접 피드백 받기도 좋고, 글의 순서를 자유롭게 바꿔볼 수 도 있을 것 같고, 전체적인 구상을 할 수 있는 툴이 되는 것 같아요.







알책과 함께 ② 퇴사는여행
알을 깨고 나만의 책을 만든-쓰는 사람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두번째 쓰는 사람은 정혜윤님 입니다. 혜윤님이 2019년에 독립출판한 '퇴사는 여행'은 퇴사를 고민하는 예비 탐험가를 위한 안내서에요. 자발적 백수로 1년을 보내며,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동안의 여행기가 적혀 있어요. 퇴사는 여행의 뒤를 잇는 새 책을 준비하는 혜윤님과 함께 알책을 보며 이야기 나눠 보았습니다.




'자발적 방황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어디 소속되지 않고 일 년 동안 논 기록이거든요. 그 때 책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어요. 내가 작가도 아닌데, 책을 쓸 수 있다고는 생각 못 하다가 독립출판물들을 접하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한 발 앞서 자기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친구 덕분에요. 일부러 공표를 했어요. 주변에서 그거 어떻게 되어가냐고 묻는 게, 은근한 압박이 되더라구요.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고맙고 미안해서라도 하게 되더라구요. 그 때 당시에는 시간을 쪼개고 잠을 줄여서 책 만들기에 집중했습니다. 책을 만들면서 제 자신과 친해지고,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되었어요. 책 쓰고 싶은 사람들은 자기 속에 있는 뭔가를 꺼내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는 거잖아요. 독립출판을 한다는 것은 나의 영역을 새롭게 넓혀보는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알책으로 자기만의 책으로 키워내는 경험을 가볍게 시작해볼 수 있는 게, 매력적이에요. ⠀


'저는 다 물어봤었어요.'

알책에 책 만드는 데 필요한 기초 정보가 상세하게 나와 있어서 좋아요. 왜냐면 이런 정보를 다 알기는 힘들잖아요. 저는 다 물어봤었어요. 제일 도움이 필요했던 게 인쇄소였죠. 제 책에 여행 사진이 많다보니 고품질 컬러 인쇄가 필요했거든요. 충무로-을지로 일대를 찾아보다가, 전문성과 가격 등을 고려해서 파주까지 인쇄소를 찾아갔습니다. 발품을 팔았지만 제작 과정에서 많이 배웠어요. 내지도 컬러사진을 인쇄하기 적합한 종이를 사장님이 추천해주셔서 바꿨구요.




'저는 감리 보러 가야 하는 줄도 몰랐어요.'

인쇄소 사장님이 황당해 하셨죠. 당연히 감리는 와야 하는 거라고요. 가서 뭘 보라는 건지도 몰랐지만, 오라고 하시니 갔어요. 현장에서 커다란 인쇄 기계를 사장님과 나란히 지켜봤어요. 기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조금 알게 되었고, 견적서에 적힌 전문용어가 무슨 말인지도 배웠습니다. 덕분에 인쇄 공정에 대한 이해가 생겼어요. 앞으로도 감리는 시간 내서라도 꼭 가려고 합니다.


'다음 책은 '독립은 여행' 입니다.'

다음 책으로 독립을 주제로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올해 독립을 해서요. 2020년은 관계에서, 가족에서, 그리고 일에서 독립을 하게 된 해인데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마치 일기처럼 생생하게 적어내려가고 있어요. 지금의 저에게 생생한 이야기여서 시간이 지나면 못 쓸 것 같아요. 새로 쓰는 책을 마인드맵으로 시작해보고 있어요. 큰 주제가 되는 단어 독립을 종이 한가운데 동그라미 치고, 가지치기 하면서 목차를 적고 있어요. 그래서 알책이 마인드맵으로 시작해서 좋아요. 지금 써둔 마인드맵을 다시 그려보고 싶었거든요. 다시 정리해봐야 할 거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