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문구가 '읽기'를 말하는 이유

옥상책밭: 내 마음에 들어온 한 줄 캐기 에필로그


 

 

 

옥상책밭의 기획은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기란 쉽지 않지만, 한 권의 책에서 ‘한 줄’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쓰는 사람들에게 ‘좀 더 쉽게 읽는 방법’을 권하는 것이었죠. 

쓰는 사람을 말하는 소소문구가, 왜 ‘읽기’를 말했을까요? 


'읽다'와 '쓰다'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 읽다: 글을 보고 거기에 담긴 뜻을 헤아려 알다. 
- 쓰다: 머릿속의 생각을 종이 혹은 이와 유사한 대상 따위에 글로 나타내다.


항상 읽고 쓰기는 한 단어처럼 붙어 다닙니다. 엄밀히는 다른 행위지만,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요. 기본적으로 읽기와 쓰기 모두 ‘글’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머릿속의 생각을 글로 쓰고, 그렇게 쓰인 글에서 다시금 생각과 뜻을 읽어내지요. 그렇게 읽은 글이 다시 자양분이 되어 나의 생각이 되고, 그것은 또 다시 나의 글이 됩니다. 사실 읽기와 쓰기는 떼어낼 수 없는 관계같아요. 그래서 소소문구는 쓰는 사람과 함께 자양분을 다지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옥상책밭이 만들어졌어요.



 

 

 

생장의 계절, 무더웠던 여름동안 많은 분들이 옥상책밭을 찾아주셨습니다. 옥상책밭을 찾은 분들은 나의 한 줄을 만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들여 텍스트를 읽고, 또 썼습니다. 하루내 밭의 한켠을 지키며, 멀찍이서 읽고 쓰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옥상책밭 농부들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옥상책밭에 앉아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들이는 사람들에게, 책과 문구의 의미란 과연 무엇일지요. 그래서 여쭤봤습니다. 나에게 책이란, 그리고 문구란 무엇인가요? 



ㅡ 인터뷰어: 옥상책밭 농부 🌞얼리버드 써니, 🐢남생이


 

 


# 나에게 책이란📖


 
- 내 세상을 깨우는 존재 
- ‘보는 것’이 넘치는 세상 속에서 ‘읽는다’는 것이 더 어울리는 매체
- 가깝고도 먼 존재 
- 인간적인 이야기들로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치유해주는 존재 
- 내 일상과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존재 


 


ㅡ ❝읽는다’는 것이 더 어울리는 매체예요. 그래서 더 좋고요. 

책은 ‘읽는다’는게 더 어울리는 매체인 것 같아요. 요즘 우리가 소비하는 콘텐츠들은 대부분 ‘본다’고 하잖아요. 수많은 영상을 보고, 사진도 본다고 표현하죠. 그런데 책은 ‘보는’ 것보다 ‘읽는’ 게 더 어울리는 매체예요. 그래서 매력적인 것 같아요. ‘본다’는 행위는 정말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유튜브 영상이나, 인스타그램 속 사진들은 ‘보고’나면 그걸로 끝인 거예요. 저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나 영상을 저는 ‘보기’만 하면 되죠. 그런데 책은 조금 달라요. ‘읽는 것’은 제가 더 능동적이어야 해요. 텍스트 속에서 의미를 ‘읽어 내야’하고, 그러다보면 자연히 생각이 뒤따르게 되지요. 책은 읽고 나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좋아요. 읽는다는 것이요. (은성님) 



ㅡ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존재같아요. 

예전에 공부할 땐 책이 싫었어요. 그런데 독립출판이 점차 인기를 얻고 독립서적들이 많이 생겨나면서부터 다시 책이 좋아진 것 같아요. 독립서적들은 비교적 가벼운 주제들을 많이 다뤄서 좋아요. 제가 평소에 알고 싶었거나, 혹은 ‘이런 것까지 알아도 되나..?’ 싶은 가볍고 사소한 소재들을 다뤄서 좋다고 할까요? 이를테면 채소 장보기 이런 것들이요. 이런 식으로 사소하지만 생활에 밀착되어 있는 소재들이 저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여기에도 평소에 찜해둔 책이 두 권 정도 있네요. 원래 고기를 좋아했던 터라 <채식은 어렵지만, 채소 습관>과 <공구로운 생활>이요.”  (송송님) 



 

 


# 나에게 문구란📝 


 
- 소.확.행
-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 도구 
- 계속해서 갖고 싶은 물건 
- 그저 좋은 것


 

 

ㅡ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 도구예요. 준비만 해서 문제지만요. 

문구는 공부를 하거나 무언가를 적고 만들기 위한 준비 도구잖아요. 그래서 문구는 항상 쟁여두는 존재인 것 같아요. 그 ‘무언가’를 하긴 해야 하는데, 정작 시작하지는 못하고 준비 도구만 자꾸 사는 거죠. (웃음)  ‘이거라도 사자’라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식으로 매번 사들이다가 이렇게 산더미가 된 거예요. 저는 연필을 좋아하는데 옥상책밭에 목공연필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오늘도 색깔별로 샀어요 (송송님)  



ㅡ ❝소.확.행이에요. 

초등학생 때부터 용돈이 생기면 늘 작은 문구 종류를 사는 것이 작은 행복이었어요. 



ㅡ ❝계속 갖고 싶은 물건이죠.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넘도록 계속해서 갖고 싶은 물건이에요. 새 것이 나오면 또 사고 싶고요. 



  

옥상책밭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책을 집어들고, 같은 책에서도 서로 다른 한 줄을 수확했습니다. 

각자에게 책과 문구가 의미하는 바도 조금씩 다 달랐지요. 

그럼에도 옥상책밭에는 서로를 연결하는 어떤 힘이 흘렀습니다. 바로 같은 것을 좋아하는 마음입니다.

‘읽고 쓰기’를 좋아하는 마음, 그리고 그것의 바탕인 ‘글’과 ‘생각’을 좋아하는 마음. 


소소문구는 옥상책밭을 끝맺으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어쩌면 소소문구가 말해 온 "쓰는 사람"을 자세히 풀어 쓰면 "(읽고) 쓰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요. 


옥상책밭에 찾아오셔서 나비와 벌처럼 이곳 저곳 옮기며 책밭 속 열매를 맺어주고 가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읽고 쓰는 모습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