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발견하는 사람들, 서울모닝단이 탄생하기까지

어느덧 #쓰는사람과 함께 하는 네 번째 기획 전시 이야기입니다.



유난히 오래 머물렀던 지난 가을, 덕수궁 돌담길 옆에서 서울모닝단 전시를 열었습니다. 

그때 모인 단원들은, 새해 시작과 동시에 바지런히 한 달 여간 아침 쓰기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장장 3개월.
이 긴 이야기를, 하나씩 해보고자 합니다.
(하고 싶었던 말이 얼마나 많은지요. . . ! )

아침 쓰기를 제안하고, 모닝북을 제작하고,  모닝단을 모집하고 운영하기까지.
오늘은 그 시작을 들여다봅니다.  






▎ 나를 돕는 쓰기는 무엇일까 


2021년 소소문구는 서울산업진흥원의 산하브랜드, 서울메이드와 함께  ‘미코노미’(Me+Economy, 나를 위한 현명한 소비) 라는 주제로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목표는 MZ세대에게 ‘나를 위한 현명한 소비’를 제안하는 것이었지요.  


소소문구는 언제나처럼 끈질기게 묻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나를 위하는 게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봅니다.  



  📖 위하다 : 이롭게 하거나 돕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질문이 바뀝니다. ‘쓰기로 MZ세대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MZ세대가 가진 어려움을 먼저 파악해보기로 합니다.
이 어려움을 해결해주거나, 덜어줄 수 있는 쓰기를 제안하기 위해서요.
 







▎ 나를 발견하는 쓰기 


소소문구가 파악한 어려움은, ‘불안’이었습니다.
막연한 불안과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불안은 ‘모른다’는 사실과 관련이 깊었죠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 마음이 지금 왜 이러는지’
’나는 요즘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답이 있는 것에 익숙합니다. 무엇이든 정답이 있는 게 편합니다. 나에 관해서도 명확한 답이 있길 바라지만, 찾기 쉽지 않습니다. 방법도 모르겠거니와, 그럴 만한 여력도 충분치 않고요. 답을 찾아 ‘헤맨다’는 사실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지요.

그에 대한 반동으로 2030세대 사이에서는 미라클 모닝이나 모닝 루틴, 리추얼 등이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불안함과 막연함을 극복하기 위해, 계획된 하루,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처럼 되어가고 있었죠. 소소문구는 여기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합니다.
1. 나에 관한 답을 찾는 쓰기
2. 나의 하루를 지탱하는 루틴

매일 아침
쓰기?

.
.
.

모닝페이지!






▎ 모닝페이지가 모여 한 권의 모닝북으로

모닝페이지는 동기부여 예술가, 줄리아 카메론의 저서 <아티스트 웨이>에서 제안한 일종의 일기 쓰기 방식입니다. 일반 일기와 다르게 지켜야 하는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1. 매일 세 페이지씩, 가득 쓸 것
  2. 일어나자마자 의식의 흐름대로  쓸 것
  3. 8주가 지난 후, 다시 읽어볼 것
  4. 그동안은, 지난 기록을 읽지 말 것


매일 아침 세 페이지씩,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것이 규칙의 골자입니다. ‘잘 써야 하는’ 기존의 글쓰기와 다릅니다. 오히려 두서 없이 쓰는 게 좋습니다. 쓰는 것보다 쏟아내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떠오르는대로, 의식의 흐름대로요. 그래야 나도 모르고 있던 저- 깊은 곳의 생각과 감정들이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이지요. 이것이 모닝페이지가 나를 발견하는 쓰기인 이유입니다.

우리는 글을 쓸 때 습관적으로 ‘자기검열’을 합니다. 항상 ‘읽는 사람’이 있는 글을 씁니다. 잘 정제된 글을 써야 하죠. 하지만 검열할수록 ‘솔직한 나’와는 멀어집니다. 8주 동안 지난 기록을 읽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습관적인 자기 검열을 멈추기 위해서요.




이러한 규칙을 바탕으로 모닝페이지 전용 노트, 모닝북을 제작했습니다.  


  1. 세 페이지씩 구분한 페이지
  2. 생각이 끊기지 않도록, 가로로 긴 판형
  3. 8주가 지났음을 알리는 간지
  4. 전날 쓴 기록을 가릴 수 있는 면지




▎ 서울모닝단  : 새로운 발견은 나의 기록으로부터

가장 중요한 게 남았습니다.
소소문구가 항상 외치는 말입니다.
’생각을 실천으로! ’

실제로 ‘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침 쓰기를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무엇이 다른지, 왜 해야 하는지.
새로운 쓰기 방식인만큼, 평소보다 더 구체적이고 친절한 제안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방법을 고안합니다.
직접 써보는 공간을 만들자!
사람들을 모아 함께 하자!


그렇게 서울모닝단이 탄생합니다.

🏃‍♀️ 나에 관한 답을 기꺼이 찾아 나서려는 사람들이 모여
매일 아침, 세 페이지씩 모닝페이지를 쓰고
그 속에서 새로운 답을 발견합니다.


- Ep.1. 끝 -